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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 경영-마른수건 다시짜는 기업들

어린왕자! 2006. 8. 7. 13:38
 
요즘 기업들에게 ‘시장경쟁 심화’에 대한 대비는 각종 전략 수립에 있어서도 매우 기초적인 고려사항으로 간주되는 분위기다. 애초부터 고려해야 할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요즘의 관건은 환율과 유가 등으로 인해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현시점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대기업 총수나 대표기업의 CEO들이 블루오션을 찾아 떠나야 한다는 선언 아닌 선언을 남발했지만 이제는 당장의 위기를 과연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를 더 큰 과제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그래서인지 요즘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는 자린고비 경영이 한창이다. 

강남화성의 이응일 기획이사는 “유가상승으로 인해 제조원가가 매우 높아졌다. 하지만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가격을 대폭 올릴 수도 없다. 마른 수건이라도 다시 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10원이 모여 수천억 절감

이 이사의 지적처럼 요즘 각 기업들은 절약을 생활화하는 전사적 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CEO들은 “최근 대외적 경영환경으로 볼 때 결코 이벤트쯤의 성격으로 폄하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원가절감을 위해 ‘자린고비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전자 LCD총괄은 이번달부터 ‘숨은 로스(Loss) 제거’ 활동에 돌입했다.

핵심 부품 개발이나 공정 간소화 같은 대형 원가절감 프로젝트는 기본이다. 그동안 간과했던 ‘작은 손실’을 찾아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내 컵 갖기 운동’처럼 소소한 활동은 물론 차량 출입관리 전산화, 폐기물 재활용 등 부서별 절감활동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LCD총괄은 지난 3월부터 ‘숨은 로스’ 발굴을 위한 아이디어를 접수, 약 700건의 실행 가능 활동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시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LCD총괄은 이로 인한 예산절감 기대효과가 올 하반기에만 1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공사는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는 업체 중 하나다. 항공유는 원유 중에서도 최고급 정제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원유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다. 

대한항공은 전사적으로 ‘10-10-10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수입과 생산성은 10%씩 올리고 비용은 10% 낮추자는 목표다. 특히 비용 10% 절감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를 위해 연료관리팀을 설치해 모든 분야에서 연료비를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행 시간을 단축하는 경제항로 개발이다. 엔진 내부 오염 물질만 제대로 관리해도 연료 효율성을 0.5%포인트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엔진을 세척하는 방안도 수립했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적 목표는 연료비를 절감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고효율 항공기 도입으로 고유가를 극복할 계획”이라 전했다. 

위기의식 몸으로 느껴진다

LG전자 구미공장 직원들에게 떨어진 새로운 특명은 ‘디지털TV의 포장 박스를 1㎝라도 줄이자.’다. 박스 부피를 줄이면 수출 컨테이너에 제품을 하나라도 더 싣게 되고 그만큼 물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필립스LCD는 ‘L2C(Leadership in Cost Competitiveness) 3020’을 실행하고 있다. 원가를 30% 이상 절감해 영업이익률을 30% 이상으로 높이고, 경쟁사 대비 이익률 20% 이상의 격차를 벌인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LG필립스LCD는 우선 목표 달성을 위한 ‘L2C 3020위원회’를 구성해 기획·제품기획·생산기술·재료비·지원 등 5대 분과를 두고 전 모델의 목표 제조원가를 제시했다. 공장 및 담당별로 경비절감 핵심 활동도 병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경비·사무용 비품 50% 절감, 교육훈련비·출장비 30% 절감 등 생산공정 뿐만 아니라 사무실 소모품에 대한 절감을 실생활에 도입해 실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얼마전부터 화장실에 비치했던 손을 닦는 일회용 종이타올을 없앴다. 또, 최근에는 퇴근 시간 이후 모든 사무실을 소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퇴근 시간 이후에는 지정된 회의실로 이동해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KT의 한 직원은 “화장실 종이타올이 없거나 야근할 때마다 노트북을 들고 회의실로 이동 하는 것이 과거에 비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로 인해 경영진의 위기의식이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각 기업이 절약운동을 통해 얻는 효과는 2가지다. 1차적으로는 실질적 비용 절감 효과다. 두번째는 조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주는 상징적 의미다. 비록 후자가 구체적 수치로 환산 불가능하지만 조직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더 큰 기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