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료/Mobile phone

싸서 좋아요 카메라·인터넷 뺀 휴대폰 '인기'

어린왕자! 2007. 6. 18. 13:29

싸서 좋아요 카메라·인터넷 뺀 휴대폰 '인기'



 
합칠 것인가, 뺄 것인가.

컨버전스(convergence)에 이어 디버전스(dive rgence) 제품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컨버전스 제품이란 하나의 기계에 여러 가지 기능을 집어넣은 융·복합 제품을 말한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하나에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DMB(이동 멀티미디어 방송), 게임 등 각종 기능을 집어넣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디버전스란 잡다한 부가 기능을 없애고 본래의 기능에 특화된 제품을 말한다.






◆전자사전·동영상·MP3 다 합쳐라 …컨버전스는 대세

컨버전스형 제품은 전자업계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조그만 기기에 얼마나 많은 기능을 집어넣는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첨단 기술을 과시하고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컨버전스 바람이 제일 거센 분야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PMP). 코원이 내놓은 MP3플레이어 ‘D2’는 음악만 듣는 것이 아니라 파일 형태로 저장한 동영상, 심지어 DMB 방송도 볼 수 있다. 게다가 전자사전 기능까지 넣은 복합형 제품이다. 지난 1분기에만 10만대가 팔린 히트 상품이다.

디지털큐브의 ‘T43DIC’은 PMP의 동영상 재생이라는 기본 기능에 전자사전 기능까지 지원한다. 영한·한영·영영사전 등 다양한 사전을 내장하고 있다. 올 초 출시 이후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 2만대를 돌파했다.

HP가 내놓은 개인정보단말기(PDA) ‘rx5000’은 ‘트래블 컴패니언(여행의 동반자)’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길 안내 장치를 내장해 차량에 달아 놓고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PDA보다 길 안내 장치로 더 인기일 정도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파일 재생은 기본이다.



◆카메라·인터넷 뺀 휴대전화… 디버전스의 합리적 가격

여러 가지 기능을 합쳐 넣은 컨버전스 제품은 제조 원가가 올라가서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또 지나치게 기능이 많으면 소비자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근 불필요한 기능은 빼고 핵심 기능에 치중한 이른바 디버전스 제품들이 잇달아 등장해 컨버전스 제품과 경쟁하는 추세다.

디버전스 성향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품목으로는 휴대전화가 꼽힌다. LG전자가 3월 출시한 휴대폰(LG-KH1200)은 무선 인터넷 기능이 없다. 휴대전화 사용자 가운데 무선 인터넷이 뭔지 모르고, 아예 접속조차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을 넘기 때문에 그 기능을 아예 빼버린 것이다.

이 휴대폰은 음성통화 및 영상통화만 가능한 제품이다. 판매가격은 35만원. 핵심 기능만 넣었기 때문에 다른 다기능 휴대폰보다 10만~20만원 가량 싼 편이다. 휴대폰으로 단순히 통화만 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인터넷 장터 사이트 옥션에서는 무선 인터넷이 안 되는 LG 휴대폰이 하루 평균 2000대씩 팔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프리지아폰’도 대표적인 디버전스 휴대폰이다. 요즘 웬만한 휴대폰엔 대용량 외장 메모리를 끼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프리지아폰은 이것이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니라고 판단해 외장 메모리 기능을 빼버렸다. 덕분에 프리지아폰 가격은 삼성전자 휴대폰 가운데 가장 싼 30만9000원이다. 출시 이후 45만대나 팔린 히트 상품이다.

요즘 카메라 없는 휴대폰은 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모토로라는 과감히 카메라 기능을 뺀 휴대폰 ‘스타택Ⅲ’을 내놓았다. 휴대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화 품질이란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래서 통화를 할 때 사용하는 통신칩은 상대적으로 고가 부품을 사용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가격은 29만7000원으로 컨버전스형 휴대폰보다 훨씬 싸다.

옥션의 문영구 매니저는 “작년 말부터 디버전스 제품 판매가 늘기 시작해 최근에는 컨버전스를 표방한 제품과 판매 비율이 거의 비슷해졌다”고 밝혔다. 
 






→ 컨버전스(convergence)와 디버전스(divergence)

컨버전스란 융합 또는 복합이라는 뜻. 전자업계에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나의 기기에 다양한 기능을 넣을 수 있게 된 현상을 말한다. 이와 반대로 디버전스란 분화(分化)·확산이라는 의미대로 기능별 차이에 따라 각각 별도의 제품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백강녕 기자 young10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