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료/Mobile phone

한국휴대폰 디자인 죽는다.

어린왕자! 2006. 7. 27. 13:40

"기능을 너무많이 넣다보니 한국휴대폰 디자인 죽는다"



"세계 휴대전화업체 디자인은 이제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와 있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누가 시대 흐름을 잡는 디자인을 창조하느냐에 달렸죠."(반요 코치 독일 디자인3 산업디자이너)

"한국 제품은 너무 많은 기능을 담아서 덕지덕지 붙인 느낌을 줍니다. 단순하고 가볍고 간결한 현재 디자인 트렌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브라이언 칼루 미국 퓨즈프로젝트 산업디자이너)

팬택계열에서 한 달 동안 휴대전화 디자인 분야 교환 근무를 마치고 이달 말 본사로 돌아가는 코치 씨와 칼루 씨는 한국 휴대전화와 노키아, 모토롤라 휴대전화 디자인 차이점에 대해 이 같은 소감을 털어놨다.

이들은 팬택계열의 글로벌 디자인 프로젝트 일환으로 팬택에 와서 국내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한 실무자들이다.코치 씨가 몸담고 있는 디자인3은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iF디자인상'을 40개 이상 수상한 전통 유럽식 프리미엄 디자인이 강한 회사다.

또 칼루 씨가 근무하는 퓨즈프로젝트는 2005년 비즈니스위크 선정 디자인분야 베스트 공동 2위를 수상할 정도로 세계적인 회사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 휴대전화가 트렌드보다는 기능 위주로 디자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칼루 씨는 "기능이 다양해지면 디자인도 복잡해진다"며 "여러 기능을 붙이다 보니 프리미엄 스타일에는 맞을지 몰라도 현재 디자인 흐름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코치 씨도 "한국 휴대전화업계의 디자인 능력은 노키아, 모토롤라에 뒤지지 않는다"면서도 "유럽 업체에 비해 비례감이 크고 마감 부분이 다소 미흡하다"며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한국 휴대전화 디자인 수준은 이미 세계와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새로운 변화와 트렌드를 한국 친구들이 먼저 알려주기도 해 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뭔가 많이 담으려다 보니 깔끔한 맛이 없어요."

칼루 씨는 한국 휴대전화가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너무 많은 기능보다는 디자인에서 차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DMB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다른 기능 말고 DMB만으로 깔끔하게 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좋은 기능을 특화해 차별화한 디자인으로 밀고 나가는 전략이 아쉽다는 것이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전세계적으로 5000만대가 팔린 모토롤라 레이저폰의 성공 비결로 옮겨갔다. 칼루 씨는 "레이저는 '글로벌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며 "기능이 아니라 스타일로 세계시장을 석권한 예"라고 말했다.

"2년 전 출시된 레이저폰은 기존 휴대전화와 너무나 다릅니다. '형상에서 오는 차별화'를 시도해 사람들에게 '와, 예쁘다'가 아니라 특이하고 새롭다는 느낌을 줬고 바로 한 세대를 이끄는 '아이콘 디자인'으로 자리잡았죠."

코치 씨도 "레이저는 마케팅 전략을 버리고 혁신적인 디자인 창조에 전략을 맞췄다"며 "잘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디자인 마인드로 시장에 접근해 오히려 더 잘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노키아가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막강한 '브랜드파워'에 디자인까지 얹힌 것이 비결이라고 지적했다. 칼루 씨는 "과거 노키아는 실용적이고 튼튼한 것으로 유명했지만 최근 고가폰인 N시리즈를 내놓는 등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치 씨는 "노키아는 유럽형 프리미엄 디자인보다는 현지 판매지역에 맞는 디자인으로 특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한국 업체도 아시아적인 디자인을 고집하기보다는 회사 전략에 맞춰 특성 있는 디자인을 창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